2018년 무술년의 시작은 방어회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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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라고 일출을 보러 가거나 거창한 계획을 잡는 것은 우리 부부의 스타일이 아니기때문에, 해가 중천에 뜰때까지 늦잠을 자다가 일어나서 떡국을 끓여먹었다. 전날 먹었던 백숙 국물에 떡을 넣고 계란 지단, 김을 고명으로 올려먹으니 새해라는 느낌이 확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전날 첫째딸의 책상 서랍이 잠기지도 않았는데, 열리지 않아서 원인을 찾기위해 이지 저리 살펴보는데, 쉽게 열리지가 않았다. 잠금 장치에 있는 걸쇠가 잘못걸려있는 상태에서 힘으로 억지로 닫아서 그런거 같아 쉽게 빠질꺼 같지않았지만, 첫째딸아이와 아내의 기대감 섞인 눈빛에 새해부터 귀찮다는 내색은 하지 못하고 힘을 잔뜩 주고 빼보려고 했지만 결국 못하고 그냥 A/S 직원을 부르기로 했다. 그런데 아내의 “왕년에 맥가이버라더니 이것도 못고치냐”는 뉘앙스의 말에, 새해 첫날부터 왕년 맥가이버의 본능이 불타올랐다. 베란다에 잠자고 있던 공구함을 오랫만에 찾아서 일자 드라이버 두개를 꺼내고 다시 책상 서랍으로 향했다. 일자 드라이버 두개만 있으면 못열것이 없다는 자신감으로 하나는 받치고 하나는 밀어서 단단히 걸려있던 서랍을 상처없이 빼내는데 성공했다. 별거 아니지만 다시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첫째딸과 아내의 찬사를 받으니 기분은 좋았다.

아내는 A/S를 불렀으면 못해도 2~3만원은 들었을꺼라면서 그 돈 아꼈으니, 평소에 회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나를 위해 집근처에 생긴 횟집에서 회를 사주겠다고 했다. 내가 집에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는 사이 아내가 횟집에 가서 2만 5천원짜리 방어회를 사왔다. 광어가 3만 5천원인데, 그건 비싸서 방어회로 사왔다고 하는데, 방어회도 살이 두툼하고 꽤 맛있어 보였다.

무술년 첫날 방어회

요즘 동네에 다니다 보면 주택가에 조그마한 펍, 스시집, 횟집 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거리도 가깝고 가격이 그다지 비싸지 않아서 자주 이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횟집도 집 근처에 있고, 새해 첫날이라 그런지 방어는 매운탕 꺼리로 잘 안쓴다면서 광어 두마리 뼈를 매운탕해먹으라고 서비스를 주셨는데, 이정도면 풍성한 양, 저렴한 가격, 훌륭한 서비스 삼박자가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다.

무술년 첫날 방어회   아이들은 아직 회를 먹지 않아서, 아내와 회를 배부르고 실컷먹고, 매운탕까지 끓여먹으니 정말 새해 첫날부터 남부러울것이 없었다. 부산의 부모님께 안부 전화드리고 아이들과 조금 놀아주니 새해의 첫날도 금세 지나가 버렸다.

새해에도 많은 하고싶은 일들과 해야할 일들이 있는데, 그 모든 것을 잘하고, 그 가운데 모두가 건강하길..